대표가 영업해야 하는 이유
B2B Sales를 처음 시작하는 대표 및 창업자들을 위한 영업 101을 소개합니다. 어떻게 하면 세일즈에서의 "첫 시작"을 만들 수 있을까요? 어디서부터 영업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B2B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위한 "창업자의 세일즈는 무엇이 다른가?" 세션을 요약했습니다.
지난 2월 초에 진행한 Relate B2B GTM Conference에서 Relate 팀 Chris가 공유한 대표가 영업해야 하는 이유 (Founder-led Sales)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서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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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M Conference 2023 요약본 링크 모음
- 제논파트너스의 GTM 플레이북
- 영업 담당자로 성공하는 법
- 고객이 50개 이하인 팀이 주목해야 할 세일즈 CRM 방법론
- 잔디의 고객 온보딩 경험 최적화 및 리텐션 향상 전략
- 대표가 영업해야 하는 이유
- 고객이 제 발로 찾아오는 B2B 마케팅
B2B Sales를 처음 시작하는 대표 및 창업자들을 위한 영업 101을 소개합니다. 어떻게 하면 세일즈에서의 "첫 시작"을 만들 수 있을까요? 어디서부터 영업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B2B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위한 "창업자의 세일즈는 무엇이 다른가?" 세션을 요약했습니다.
왜 대표가 영업해야 하는데?
흔히들 "초기 세일즈는 대표가 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왜 굳이 대표가 해야 할까요? 게다가 B2B SaaS는 "알아서 잘 팔리는 비즈니스 모델" 이라서 매력적이라 하는데, 그럼, B2B 세일즈는 왜 필요한 걸까요?
이번 세션에서는 대표가 영업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이번 세션의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내가 대표라면, 이제라도 직접 영업하게 되는 것
- 우리 대표님이 영업하기 싫어한다면, 대표님을 설득하는 것
- 대표도, 나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힌다면, B2B 세일즈를 시작하는 법을 배우는 것
SaaS 가 알아서 팔리는 거라는데, 그럼 영업은 왜 필요한데?
세상에 알아서 되는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누군가는 움직여야 굴러가는 것이 일이라는 것이죠. 누군가에게 팔아본 적이 별로 없는 초기 스타트업들 사이에서는 이상한 믿음이 하나 있습니다.
"If we build it, they will come."
우리가 (제품을) 만들면, 고객이 제 발로 찾아올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좋은 제품을 뚝딱 만들어내면 제품이 알아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은 현실과는 큰 괴리가 있습니다.
초반의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더라도 SaaS 제품은 절대 스스로 팔리지 않아요. 강력한 영업 조직은 시장에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B2B 세일즈는 결국 우리의 챔피언(Champion)이 회사 내 엄청 길고, 매우 복잡한 구매 결정 프로세스를 문제없이 "Navigate"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SaaS는 또한 한번 팔고 끝이 아니라 이후 재구매(renewals), Cross-sell과 Up-sell 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가 중요하고, 지속적으로 고객이 구매 프로세스, 재구매 프로세스를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업무인 Sales와 Customer Success가 필요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자면서도 돈 버는 SaaS는 허상이다"
한때 "자면서도 돈 버는 SaaS"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구매 주기가 반복해서 돌아오고, 자동으로 결제까지 되는 게 SaaS니까요. 하지만 그 꿈은 창업 6개월 만에 산산조각 났습니다. 알아서 팔리는 게 아님을 깨달은 거죠.
초기 B2B 스타트업에는 책상에서 할 수 있는 마케팅 말고, 발로 뛰는 영업이 필요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YC의 창업자 중 하나인 Jessica Livingston은 WSJ에 기고한 "스타트업이 마케팅 말고 세일즈해야 하는 이유"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스타트업에서 마케팅이란 사실 세일즈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야 한다. 스타트업은 소수의 고객과 만나 깊은 대화를 자주 나누어야 한다. 또한 아무 고객과 만나서는 안 되고, 당신이 만드는 제품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스타트업엔 수많은 사람에게 소구할 여력이 없거나, 돈이 없거나, 그마저도 제대로 할 줄 모릅니다. 당장 오늘만 사는 스타트업에 대규모 TV, 잡지 광고 등은 사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의 제품은 언제나 Iteration을 하는 "현재 진행형" 제품입니다. 스타트업 영업에서만큼은 절대로 완성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란 얘기죠.
초기 고객들의 피드백 – 즉 그들과의 대화는 사실상 제품에 대한 니즈를 발굴하는 시장 조사나 다름없는 셈입니다. 초기 영업 Lead 들의 피드백에 따라서 우리 팀이 어떤 기능을 더 먼저 개발해야 할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 등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일즈는 초기 사용자들을 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일 뿐만 아니라, 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하는 일입니다.
생존과 연결된 일을, 대표가 하지 않으면 누가하겠습니까?
영업의 본질
영업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 찬란한 말빨
- 고객사와 골프치고 스테이크 썰기
- Ermenegildo Zegna 수트, 보드룸PT, 비즈니스클래스 타는 멋진 프로페셔널
- ...
전혀 아니죠.
그럼 이런 게 영업일까요?
- 누가 고객 앞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 소개 브로슈어를 읽어내리는가를 겨루는 낭독회?
- "오늘 날씨가 참 좋죠?" "어제 야구 경기 보셨어요?"
-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 충분히 암산할 수 있는 금액을 굳이 계산기 뚜드려서 보여주기?
이것도 아닐 겁니다.
영업의 진정한 목적이자 본질은 바로 고객이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바로 고객을 만나 새롭고 더 나은 방식으로 비즈니스 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죠.
여기까지 읽어보셨다면, 이제 영업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셨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러면 왜 그 일을 굳이 창업자나 대표가 해야 하는 걸까요?
대표가 세일즈 해야 하는 이유
아까도 잠깐 언급했지만, 일단 가장 중요한 이유는 초기 스테이지 스타트업일수록 세일즈는 회사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중요한 일을 대표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나요?
좀 더 자세하게 왜 영업이 꺼려지는지 알아봅시다.
영업이 꺼려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거절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담이 있기 때문에 부끄럽고,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영업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일 자체가 그냥 아주, 매우 빡셉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스타트업의 Role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세일즈예요. 거절을 밥 먹듯이 당하기 때문인데요. 책상에서 하는 일들과는 달리, 세일즈는 하루 종일 거절과 나쁜 피드백을 듣는 일입니다. 그러다가 어쩌다 한번 구매와 좋은 피드백 한번 듣고 그 기분으로 또 다음 세일즈를 이어 나가는 것이죠.
그리고 대표는 회사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해야 합니다. 초기일수록요.
Y Combinator의 교리
저희 Relate 팀도 참여한 Y Combinator에는 포트폴리오 회사들에게 제공하는 스타트업 플레이북이있습니다. 그 플레이북에는 역시 세일즈 하는 법도 들어있죠.
그 챕터를 열어보니, 이런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Almost all YC companies start with the founders doing sales."
GitLab, Rippling, Gusto, Segment, Brex, Deel, Algolia 등 세계 최고의 B2B SaaS 기업들을 육성한 YC가 만든 플레이북의 첫줄도 "창업자가 세일즈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언제까지 창업자가 세일즈를 주도 해야 할까?
초기 스테이지 스타트업의 일이 그렇듯,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대표의 역할과 역량도 달라져야 합니다. 언제까지 창업자가 세일즈를 리드해야 할까요?
미국의 벤처캐피털회사인 Bessemer Venture Partners는 $1m ARR를 달성하기까지는 창업자가 직접 세일즈에 나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At $1 million of ARR, it is typical—and expected—for a CEO to be in sales pitch meetings. They know the product and vision best, demonstrate gravitas by nature of their title, and can make accommodations that individual sales reps cannot. Also, at this juncture, logo acquisition and developing referenceable customers is so important that it is a worthy use of a CEO’s time."
"CEO가 영업 미팅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하다. 회사에서 CEO보다 프로덕트와 비전에 대해 더 자세하고 깊게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고객의 입장에서 "CEO"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보다 더 진정성을 나타내주는 것은 없다."
— Bessemer Venture Partners
제품이 없는 회사는 회사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영업이 없는 회사도 회사가 아닙니다.
그 외에도 대표가 영업해야 하는 이유는 참 많습니다.
- 적임자를 모시려면 채용하는 사람이 (=대표) 실무를 깊게 알고 있어야 한다.
- 문화는 Top-down이기 때문에, 대표가 팔아야 모두가 판다.
- 영업 플레이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 첫 세일즈 담당자가 입사했는데, 아무런 플레이북도 없이 "자 이제 가서 팔아와" 하면 그만큼 회사는 시간과 자원을 낭비합니다.
창업자 주도 세일즈,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우선 마인드 셋부터 바꿔 먹는 게 좋습니다. 지금 우리 제품을 별로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고객이 앞에 있다면, "이 고객 너머에 수많은 구매자가 줄 서고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애매한 고객을 만나게 되면 결단력 있게 "안 사실 거예요? 그럼, 이쪽으로 나가주시면 됩니다. 줄 서신 다음 고객분 들어오세요" (실제로 이렇게 말하면 안 되겠지만) 하라는 거죠.
우리가 하루에 만날 수 있는 고객의 수는 정해져 있습니다. 검증된(Qualified)된 고객만 상대해야 합니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고객이 누구든, ICP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어떻게 해서든 비벼보자"며 밀어붙이는 건 매우 나쁜 전략입니다.
"양(quantity)은 곧 질(quality)이다."
"Quantity has a quality all its own."
– Joseph Stalin
조세프 스탈린이 (맥락은 불순하지만) 남긴 명언 중에는 "양은 곧 질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건 세일즈에서만큼은 너무나도 잘 들어맞는 정답입니다.
우리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더 많은 데모(demo), 더 많은 콜드콜, 더 많은 이메일, 더 많은 제안서, 더 많은 팔로업을 해야 합니다.
이 마인드 셋을 가졌을 때, 비로소 창업자 주도의 세일즈를 할 수 있습니다.
"복음주의 영업" (Evangelical Sales)부터 하기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어떤 문제에 대해 우리가 믿는 해결책을 코드로 구현하는 일입니다. 믿는 것이니, 종교를 전파하듯 우리 제품을 팔아야 하는 것이죠.
다만 전도는 Scalable 하지 않습니다. 1:1 상황에서만 가능하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대표가 효율성을 이유로 영업을 내켜 하지 않기도 합니다. 월 $100짜리 구독플랜을 대표가 세일즈하러 다닌다는 것은 ROI 측면에서 매우, 매우 낮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것은 월 $100의 액면가만 보면 그렇지, 월 $100짜리 구독플랜을 팔면서 대표가 축적하는 우리 제품, 우리 시장, 우리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는 다른 방법으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인사이트가 될 것입니다.
고객과의 세일즈 미팅에서 오직 대표만이 아래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음. 더 중요하게는 고객이 원한다고 얘기하지만, 그 이면에 담긴 진짜 니즈(JTBD)를 파악할 수 있음 (일반 세일즈 담당자는 고객이 말하는 것만 액면 그대로 이해함 — "이미 다른 것 쓴다는데요?")
- 지금 필요한 사람은 한 반쯤 만든 제품을, 먹기 좋게 포장해서 제안하고, 고객의 반응을 살필 줄 아는 사람 (=대표)
세일즈 역량은 타고나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개발 스택을 배우듯, 세일즈는 배워서 하는 것입니다.
다시, 복음주의 영업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우선, 전도하기 위해 고객의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부터 해야 합니다.
- 뭐가 문제야?
- 누가 그 문제를 갖고 있지?
- 그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지?
- 근데 왜 만족을 못 해?
- 우리가 해결하는 방식은 구체적으로 왜 더 좋은 방식이지?
또한, 가격은 나중에 바꿔도 되니까 얼마가 되었든 돈을 받아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가격의 존재 여부에 따라 고객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령, 무료 제품이면 무료 제품이라는 맥락에 기반해서 반응하고, 유료 제품이면 유료라는 맥락에 기반해서 반응하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유료화할 것이라면, 지금 해보세요.
SMB/Startup 대상의 SaaS 라면 첫 Pricing으로 월 $50-$100 정도를 받을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너희를 사랑하는 고객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
"Your first goal should be to get 10 customers who love you (retain, purchase multiple times, tell their friends, use the product every day)"
— Michael Seibel
YC의 Managing Partner인 Michael Seibel이 말하는 복음주의 영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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